또 유치원생 화장실에 성인용 설치…"경남교육청 무책임"

또 유치원생 화장실에 성인용 설치…"경남교육청 무책임"

교육당국 재공사…남녀 분리 계획도

경남 A유치원 특수학급 화장실에 설치됐던 성인용 시설(왼쪽)과 유아용 화장실 시설 비교 사진. 전교조 경남 경남 A유치원 특수학급 화장실에 설치됐던 성인용 시설(왼쪽)과 유아용 화장실 시설 비교 사진. 전교조 경남 
경남도교육청 산하 한 유치원 특수학급 유아가 사용해야 할 화장실을 남녀 공용에다 성인용 시설로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 전에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던 터라 노조는 교육당국이 유아의 안전과 인권에 무관심하다고 지적하자 도교육청은 유아용 시설로 교체했고 곧 남녀 분리 공사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24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경남지부와 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3월 1일 개원하는 경남지역 A유치원(1~3층)에는 화장실 12곳이 있다.

이 12곳 중 유치원 교직원 등 성인이 사용하는 화장실(남녀 분리 각 3곳)과 일반학급 유아들이 이용하는 화장실(남녀 분리 각 6곳), 그리고 특수학급 유아들이 쓸 화장실(남녀 공용 3곳)등 3가지로 분류된다.

문제는 이곳 특수학급 유아들(만3~5세)이 사용하는 전체 화장실에 대변기와 세면대가 성인용 시설로 설치돼 당사자들이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자신의 몸에 맞지 않아 생리적 현상을 해결하기도 어려운 데다 남녀 공용이며 세면대가 높아 손 씻기 등 안전과 위생 관리에 불편함이 있다.

이런 점은 시청각 및 발달 등 장애를 가진 특수학급 유아뿐만 아니라 일반학급 유아들도 마찬가지로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도교육청은 지난 2022년에도 도내 B유치원 특수학급 화장실에 대변기와 세면대 등을 성인용 시설로 설치했다가 전교조 지적을 통해 유아용 시설로 교체한 바 있다.

참고용으로 유치원 유아용 화장실. 전교조 경남지부 제공 참고용으로 유치원 유아용 화장실. 전교조 경남지부 제공 
나아가 도교육청은 전수조사를 실시해 성인용 시설이 설치된 유치원 특수학급 화장실 시설을 유아용으로 모두 교체하는 공사까지도 진행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 재차 동일한 사안이 발견됐고 결국 도교육청은 화장실 재공사에 들어갔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최초 설계 도면으로는 특수학급 화장실에 유아용 시설이 설치되도록 짜여있었지만 기관 인증 과정에서 성인용 시설 설치가 필요하다고 해서 수정해 성인용 시설로 공사를 진행한 것"이라며 "하지만 최근 전교조 의견 등을 검토한 바 인증 기관에도 건의해 유아용 시설로 다시 공사했고 남녀도 분리 시공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철거와 재시공 등에 사용된 예산은 아직 집계도 되지 않았고 유치원 특수학급 화장실에 유아용 시설로 전부 교체는 했다지만 남녀 분리가 된 곳이 몇 곳인지 남녀 공용이 몇 곳인지 구체적으로 파악하지도 못한 상태다.

전교조는 이런 점 등을 두고 도교육청이 반인권적이고 몰인식하다며 책임을 져야한다고 촉구했다.

김지성 전교조 경남지부장은 "유치원 특수학급 화장실이 성별 구분도 되지 않은 채 성인 변기가 설치되는 반인권적인 일이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더 이상의 무책임한 행태는 없어야 하고 도교육청은 실질적인 조치를 즉각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스페셜 그룹

경남 많이본 뉴스

중앙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