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변강쇠 옹녀' 테마공원 사업…'남근중심 왜곡된 성인식 재생산' 비판

함양군 '변강쇠 옹녀' 테마공원 사업…'남근중심 왜곡된 성인식 재생산' 비판

여성단체 "변강쇠와 옹녀 기존 이미지 재생산에 불과"
함양군 "기존의 성적인 변강쇠와 옹녀 아닌 유랑민 삶 강조"

(사진=함양군 제공)

 


최근 경남 함양군이 계획한 변강쇠·옹녀 테마공원 조성사업이 기존 남근중심의 변강쇠와 옹녀 이미지를 재생산하며 '왜곡된 성인식'을 주입한다는 비판 여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함양군은 지난 4일 '변강쇠와 옹녀 테마파크 조성 타당성과 기본구상' 최종용역보고서를 발표했다.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함양군 휴천면 월평리 일대 6만 4265㎡규모에 총 사업비 139억원이 투입되는 '변강쇠와 옹녀 사랑 테마공원'은 음양테마존, 하트 테마존, 오감테마존 등으로 조성된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시민단체는 물론 여성단체에서는 날선 비판을 가했다.

경남여성단체연합 윤소영 사무국장은 "지역의 설화를 살려내면서 새로운 관점으로 재해석해야 하는데 이 사업은 시대착오적"이라며 "겉으로 성욕이 강한 변강쇠와 내숭을 떠는 옹녀라는 남근중심적 모티브를 재생산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남도와 행안부도 성인지적 관점으로 미인대회 등 지역축제 지원을 지양하는 방침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도 함양군의 이 사업은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이며 시민 정서에 부합하는 건지도 의문이다"고 강조했다.

윤 사무국장은 "변강쇠와 옹녀하면 흔히 우리가 떠올리는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하다"며 "제대로 된 성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성문화 공원이라면 괜찮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한 지역 시민단사회단체는 "사업비의 많고 적음을 떠나 지역 정서에 맞지 않는 테마공원 조성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함양군은 변강쇠와 옹녀의 왜곡된 인식을 바로 잡는 것은 물론, 비용편익(B/C)이 '1.6'으로 사업의 경제성도 확보했다며 사업을 그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함양군 관계자는 "기존의 성(性)적인 변강쇠와 옹녀가 아닌 유랑민에서 힘겹게 정착하였던 삶을 강조하려 한다"며 "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한 사업 중 하나다"고 밝혔다.

군은 테마공원 조성과 관련해 내년에 기본계획을 세운 뒤 2021년 경남도 승인을 받아 2023년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함양군은 앞서 2006년 52억원을 투입해 변강쇠전을 테마로 한 공원을 조성한 바 있다.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아 그자리에는 빛바랜 장승과 솟대만 앙상하게 남아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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